[R6 리뷰] 마이애미 GP FP1 — 90분, 단 한 번뿐인 리허설에서 르클레르가 먼저 답을 냈다
5주의 공백 뒤에 열린 마이애미의 문은 60분이 아니라 90분짜리 FP1이었다. 스프린트 주말이라 이 세션이 주말 유일의 연습이고, 여기서 채우지 못한 데이터는 어디서도 만회할 수 없다. 그 90분의 끝에서 소프트로 기준 기록을 세운 쪽은 샤를 르클레르(페라리), 1분 29초 310이었다. 다만 이날의 진짜 뉴스는 순위표 맨 위가 아니라 메르세데스 두 대가 동시에 흔들린 5·6위 자리에 있었다.
📌 한눈에 보기
- 르클레르 선두 — 세션 후반 소프트 런에서 1:29.310. 2위 막스 베르스타펜과 0.297초, 3위 오스카 피아스트리와 0.448초 차다.
- 90분으로 늘어난 FP1 — 5주 공백, 새로 합의된 2026 규정 정밀 조정, 그리고 스프린트 포맷. 세 가지가 겹쳐 연습 시간이 30분 연장됐다.
- 메르세데스 이중 악재 — 조지 러셀은 터보 소음과 더블 락업, 키미 안토넬리는 막판 파워유닛·배터리 문제로 소프트 런 자체를 하지 못했다.
- 업그레이드 러시 — 페라리 11개 컴포넌트로 주말 최대 규모, 맥라렌 7개 에어로, 레드불은 회전형 리어윙 컨셉. 애스턴 마틴만 에어로 업그레이드 없이 왔다.
- 50도를 넘긴 트랙 온도 — 표면 마모보다 열화가 지배하는 노면. 피렐리는 가장 무른 세 컴파운드(C3 하드 / C4 미디엄 / C5 소프트)를 가져왔다.
🏁 세션은 이렇게 흘러갔다
초반 — 25분을 잃은 팀, 소음을 안고 달린 팀
세션이 열리자마자 애스턴 마틴이 멈춰 섰다. 컴퓨터 시스템 전원 문제로 페르난도 알론소와 랜스 스트롤이 나란히 첫 25분을 차고에서 보냈다. 유일하게 에어로 업그레이드 없이 마이애미에 온 팀이 유일한 연습 세션의 4분의 1을 날린 셈이다.
메르세데스도 조용하지 않았다. 러셀은 초반부터 터보 쪽 소음을 호소했고, 메카닉들은 원인을 특정하지 못했다. 베르스타펜은 기어시프트에 불만을 터뜨렸다. 알핀의 피에르 가슬리는 차 안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보고했다. 새 규정과 새 부품이 한꺼번에 트랙에 나온 첫 세션다운 소음이었다.
중반 — 롱런과 락업
트랙 온도가 50도를 넘어가면서 세션은 곧바로 열 관리 싸움이 됐다. 마이애미의 아스팔트는 스무스하고 마모가 적지만, 그 대신 오버히팅이 타이어 수명을 결정한다. 락업이 잦았던 곳은 예상대로 턴1. 가브리엘 보르톨레토, 루이스 해밀턴, 아르비드 린드블라드가 차례로 앞바퀴를 잠갔다. 러셀은 세션 중반 더블 락업으로 프런트 타이어에 플랫스팟을 만들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팀은 랩 수를 최대한 쌓았다. 르클레르, 베르스타펜, 리암 로손, 린드블라드가 41랩으로 가장 많이 돌았고, 상위권 대부분이 33~40랩 구간에 몰렸다. 90분이라는 연장분이 그대로 주행 거리로 환산된 결과다.
종반 — 소프트 시뮬레이션
마지막 국면에서 페라리가 답을 냈다. 르클레르가 소프트로 1:29.310을 찍어 세션 기준 기록을 세웠고, 해밀턴이 0.467초 차 4위로 붙으면서 페라리 두 대가 톱4에 들어갔다. 업데이트된 리어윙을 포함해 이번 주말 가장 큰 패키지를 가져온 팀이 첫 세션부터 그 값을 회수한 모양새다. 베르스타펜은 초반 불만에도 2위로 마무리했고, 안드레아 스텔라가 사전에 "완전히 새로운 차"라고 표현했던 맥라렌은 피아스트리 3위, 란도 노리스 7위로 나뉘었다.
⚡ 터닝 포인트
이 세션의 결정적 순간은 순위표를 바꾼 랩이 아니라, 끝내 나오지 않은 랩이었다.
원인은 세션 막판 안토넬리 차량에 발생한 파워유닛·배터리 문제였다. 전개는 단순하고 잔인했다. 그는 24랩으로 이날 전체에서 가장 적은 주행을 기록했고, 상위권 대부분이 소프트로 기준 기록을 만드는 마지막 국면에 아예 참여하지 못했다. 순위표상 5위, 선두와 0.769초. 숫자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그 안에 대표성 있는 소프트 런이 빠져 있다.
파장은 스프린트 주말의 구조에서 온다. 통상 주말이라면 FP2와 FP3에서 만회할 수 있는 실수지만, 이번에는 다음 트랙 주행이 곧바로 스프린트 퀄리파잉이다. 게다가 마이애미부터 발효된 규정 정밀 조정으로 퀄리파잉의 리차지 한도와 슈퍼클립 파워 운용, 레이스의 MGU-K 디플로이먼트 기준이 한꺼번에 바뀌었다. 새 에너지 운용을 실제 랩에서 확인할 기회가 모두에게 한 번뿐인데, 안토넬리는 그 한 번을 절반만 쓴 셈이다.
메르세데스가 놓인 위치도 이 손실을 키운다. 메르세데스는 맥라렌·페라리·레드불보다 적은 업그레이드를 마이애미에 가져왔고, 대형 패키지는 5월 말 캐나다로 미뤄뒀다. 경쟁자들이 새 부품의 잠재력을 첫 세션부터 긁어모으는 동안, 메르세데스는 한 대는 소음과 플랫스팟, 다른 한 대는 미완의 데이터로 90분을 마감했다.
📊 결과
| 순위 | 드라이버 | 팀 | 랩타임 | 격차 | 랩 수 | 주요 장면 |
|---|---|---|---|---|---|---|
| 1 | 샤를 르클레르 | 페라리 | 1:29.310 | — | 41 | 세션 후반 소프트로 기준 기록, 11개 컴포넌트 업그레이드 첫 주행 |
| 2 | 막스 베르스타펜 | 레드불 레이싱 | 1:29.607 | +0.297 | 41 | 초반 기어시프트 불만, 회전형 리어윙 투입 |
| 3 | 오스카 피아스트리 | 맥라렌 | 1:29.758 | +0.448 | 35 | 신규 에어로 7종 장착, 맥라렌 최상위 |
| 4 | 루이스 해밀턴 | 페라리 | 1:29.777 | +0.467 | 35 | 턴1 락업, 페라리 두 대 톱4 |
| 5 | 키미 안토넬리 | 메르세데스 | 1:30.079 | +0.769 | 24 | 막판 파워유닛·배터리 문제로 소프트 런 무산, 전체 최소 랩 수 |
| 6 | 조지 러셀 | 메르세데스 | 1:30.100 | +0.790 | 34 | 초반 터보 소음, 중반 더블 락업으로 플랫스팟 |
| 7 | 란도 노리스 | 맥라렌 | 1:30.208 | +0.898 | 35 | 신규 패키지 장착, 팀 내 두 번째 |
| 8 | 피에르 가슬리 | 알핀 | 1:30.587 | +1.277 | 34 | 차량 내 "이상한 냄새" 보고 |
| 9 | 아이작 아드자르 | 레드불 레이싱 | 1:30.873 | +1.563 | 40 | 레드불 업그레이드 패키지 투입 |
| 10 | 카를로스 사인스 | 윌리엄스 | 1:30.930 | +1.620 | 37 | — |
| 11 | 프랑코 콜라핀토 | 알핀 | 1:31.015 | +1.705 | 33 | — |
| 12 | 알렉산더 알본 | 윌리엄스 | 1:31.024 | +1.714 | 39 | — |
| 13 | 올리버 베어만 | 하스 | 1:31.091 | +1.781 | 35 | — |
| 14 | 가브리엘 보르톨레토 | 아우디 | 1:31.111 | +1.801 | 28 | 턴1 락업 |
| 15 | 니코 휠켄베르그 | 아우디 | 1:31.595 | +2.285 | 33 | — |
| 16 | 에스테반 오콘 | 하스 | 1:31.635 | +2.325 | 36 | — |
| 17 | 리암 로손 | 레이싱 불스 | 1:31.648 | +2.338 | 41 | 최다 랩 그룹, 팀 내 우위 |
| 18 | 세르히오 페레스 | 캐딜락 | 1:32.047 | +2.737 | 25 | — |
| 19 | 페르난도 알론소 | 애스턴 마틴 | 1:32.593 | +3.283 | 29 | 컴퓨터 전원 문제로 첫 25분 결장 |
| 20 | 발테리 보타스 | 캐딜락 | 1:32.762 | +3.452 | 33 | — |
| 21 | 아르비드 린드블라드 | 레이싱 불스 | 1:32.862 | +3.552 | 41 | 턴1 락업 |
| 22 | 랜스 스트롤 | 애스턴 마틴 | 1:32.959 | +3.649 | 28 | 컴퓨터 전원 문제로 첫 25분 결장 |
상위 4대가 0.5초 안에 들어왔고, 그중 두 대가 페라리다. 5위 안토넬리부터 7위 노리스까지는 0.129초 안에 몰려 있어 소프트 런 유무에 따라 순서가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는 간격이다. 랩 수 칸도 함께 읽어야 한다. 41랩과 24랩의 차이는 곧 스프린트 퀄리파잉에 들고 갈 정보량의 차이다.
🎙️ 패독의 목소리
세션 초반의 메르세데스 차고 분위기는 러셀의 무전 한마디로 요약된다.
소음이 아주 많이 난다. 증기 기관차 같은 느낌이다.
— 조지 러셀 (메르세데스, 초반 터보 소음에 대해)
불만은 선두권 전체에 퍼져 있었다. 베르스타펜도 세션 초반 차의 거동에 만족하지 못했다.
기어시프트가 끔찍하다.
— 막스 베르스타펜 (레드불 레이싱, 세션 초반)
알핀 차고에서는 성격이 다른 신호가 나왔다.
아주 이상한 냄새가 난다.
— 피에르 가슬리 (알핀, 주행 중 무전)
새 규정이 랩타임에 미칠 영향은 세션 전부터 예고돼 있었다.
트랙에 따라 조금 다르다. 기껏해야 몇 십분의 1초 수준이다.
— 마크 템플 (맥라렌 테크니컬 디렉터, 규정 조정에 따른 랩타임 손실 전망)
파워유닛 쪽에서는 진전 신호도 있었다. 혼다의 엔진 진동 대책과 신뢰성 개선은 이번 주말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이 표현의 발언 주체는 확인되지 않는다.
📰 후속 보도와 판정
FP1과 관련해 별도로 내려진 스튜어드 판정은 보도되지 않았고, FP1만 다룬 심층 후속 기사도 확인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분석이 곧바로 스프린트 퀄리파잉 프리뷰로 흡수됐다.
대신 주말 전체를 지배한 규정 이슈가 있다. FIA와 팀 대표, 파워유닛 제조사, FOM이 온라인 미팅에서 합의한 2026 규정 정밀 조정이 마이애미부터 발효됐다. 퀄리파잉에서는 랩당 리차지 한도를 줄이고 최대 슈퍼클립 파워를 키워 하베스팅에 쓰는 시간을 줄이는 방향인데, 발표된 수치와 서킷별 파워유닛 파라미터 표의 수치가 자료마다 엇갈려 단정하기는 이르다. 레이스에서는 부스트에 상한을 두고, 주요 가속 구간과 그 외 구간의 MGU-K 디플로이먼트를 다르게 설정한다. FIA가 밝힌 목적은 "추월 기회를 유지하면서 과도한 접근 속도를 줄이는 것"이다.
스타트 관련 항목도 마이애미에서 시험 적용된다. 클러치 릴리스 후 비정상적으로 낮은 가속이 감지되면 MGU-K를 자동 전개해 최소 가속을 보장하는 저출력 스타트 감지 시스템, 후미등과 측면등 점멸 경고, 포메이션 랩 시작 시 에너지 카운터 리셋이 여기 포함된다.
한 가지 표기 문제도 짚어둘 만하다. 이번 대회는 캘린더 기준 라운드 6이지만, 사우디아라비아 GP 취소와 바레인 GP 연기로 실제 개최 순서가 어긋나 다수 매체는 라운드 4로 표기한다. 일본에서 마이애미까지 5주 공백이 생긴 것도 같은 이유이고, 그 공백이 이번 주말의 대규모 업그레이드 러시를 만들었다.
🔮 스프린트 퀄리파잉 전망
- 페라리의 한 랩은 진짜인가 — 르클레르의 1:29.310은 소프트 런에서 나온 기준 기록이다. 다만 마이애미는 열화가 지배하는 노면이고, 90분 세션의 롱런 데이터가 그대로 원랩 퍼포먼스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 메르세데스의 회복 속도 — 안토넬리는 대표성 있는 소프트 런 없이, 러셀은 원인 미상의 소음과 플랫스팟을 안고 세션을 마쳤다. 연습이 끝난 상태에서 두 문제를 얼마나 빨리 정리하느냐가 관건이다.
- 업그레이드 서열의 첫 채점 — 페라리 11개, 맥라렌 7개, 레드불의 회전형 리어윙과 스티어링 개편. 새 부품의 값을 한 랩으로 환산하는 첫 공식 채점이 스프린트 퀄리파잉이다.
스프린트 퀄리파잉은 한국시간 5월 2일(토) 05:30에 시작한다. 연습은 끝났고, 이제 남은 건 실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