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3 리뷰] 일본 GP FP1 — 스즈카의 첫 1시간, 0.026초보다 무거웠던 세 건의 조사
새로 깔린 노면, 시즌 처음 꺼낸 가장 단단한 타이어, 그리고 서로의 접근을 제대로 감지하지 못하는 차. 2026 일본 그랑프리의 첫 연습 세션은 메르세데스의 1-2로 끝났지만, 오래 남은 것은 0.026초가 아니라 세 건의 조사였다. 조지 러셀이 스즈카의 첫 1시간을 가져가는 동안, 트랙은 2026 규정의 가장 예민한 신경을 건드리고 있었다.
📌 한눈에 보기
- 최속 — 조지 러셀 1:31.666(소프트). 키미 안토넬리를 0.026초 차로 제친 메르세데스 1-2.
- 추격자 — 맥라렌이 3·4위. 란도 노리스 +0.132, 오스카 피아스트리 +0.199.
- 경고음 — 막스 베르스타펜 7위, 선두 대비 +0.791. 레드불은 RB22에 대형 업그레이드를 들고 왔다.
- 접촉 — 세션 종료 직전 최종 시케인에서 알렉산더 알본과 세르히오 페레스가 접촉. 알본은 스핀 뒤 프론트윙 교체.
- 판정 — 알본-페레스, 해밀턴-베르스타펜, 사인스-로손 세 건 모두 추가 조치 없음(No Further Action).
🏁 세션은 이렇게 흘러갔다
초반 — 녹색 노면과 가장 단단한 삼형제
스즈카는 2025년을 앞두고 섹터1을 갈아엎었고, 이번에는 섹터2와 3, 턴17까지 재포장 구간을 넓혔다. 노면은 매끄러워졌지만 고무가 얹히지 않은 '그린 트랙'이 초반 그립을 앗아갔다. 피렐리가 가져온 조합은 레인지에서 가장 단단한 C1·C2·C3, 그중 C1은 2026 시즌 첫 투입이었다. 첫 세션이 랩타임보다 데이터 수집의 시간에 가까웠던 이유다.
중반 — 업그레이드 검증과 굳어진 형태
업그레이드 지형은 뚜렷하게 갈렸다. 레드불은 RB22의 사이드포드 인렛과 플로어를 손보고 신규 엔진 커버까지 얹었고, 페라리는 플로어와 프론트 코너를 수정했다. 메르세데스와 맥라렌은 상하이 사양을 그대로 유지했다.
결과는 새 부품을 들고 온 쪽에 냉정했다. 러셀과 안토넬리가 0.026초 안에 붙어 1-2를 만들었고, 그 뒤를 노리스와 피아스트리가 0.2초 이내에서 따라붙었다. 상하이에서 두 대 모두 레이스에 나서지 못했던 맥라렌에게는 의미 있는 회복 신호였다. 반대로 대형 패키지를 투입한 베르스타펜은 7위, 선두와 0.7초 이상 벌어졌다. 2022년부터 스즈카를 지배해온 팀의 출발점으로는 낯선 자리였다.
종반 — 스푼의 이탈과 시케인의 접촉
세션 후반 스푼 커브에서 코스 이탈이 잦았다. 노리스와 러셀, 르클레르, 레이싱 불스 두 대가 차례로 밀려났다. 알본은 데그너 2 바깥 벽을 스쳤지만 큰 손상은 없었다. 조용하게 흘러가던 1시간은 마지막 시케인에서 알본과 페레스가 접촉하며 성격을 바꿨다.
⚡ 터닝 포인트 — 뒤를 볼 수 없는 차
원인은 접촉이 아니라 그 이전에 있었다. 2026 카에 새로 들어간 버추얼 미러가 페레스의 차에서는 작동하지 않았다. 그는 옆에 윌리엄스가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고, 접근 경고도 받지 못했다.
같은 결함이 형태를 바꿔 한 번 더 나타났다. 130R 부근에서 패스트랩 중이던 베르스타펜 앞으로 해밀턴이 막판 진로를 바꾼 건은 규정 B1.8.5(불필요하게 느리거나 불규칙하거나 위험한 주행) 위반 여부로 조사에 회부됐다. 여기서도 핵심은 같았다. 해밀턴 역시 접근 경고를 받지 못했다. 세 번째 조사는 성격이 달랐다. 사인스가 로손을 추월한 뒤 턴10-11에서 크게 감속한 장면 역시 B1.8.5로 조사됐지만, 이쪽은 푸시랩 중이던 크로퍼드를 막지 않으려는 의도적 감속이었음이 팀 무전으로 확인됐다.
파장은 판정문 바깥에 있다. 세 건 모두 처벌은 없었지만, 그중 두 건은 원인이 하나로 모인다. 드라이버가 자기 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충분히 빨리 알지 못한다는 것. 사인스 건은 결이 다르다. 그는 뒤에서 오는 차를 알고 있었고, 그래서 스스로 속도를 줄였다. 규정 쪽에서는 별개의 항목이 이번 주말 움직였다. 스즈카는 패독 용어로 '하베스팅 푸어' 서킷이고, 풀스로틀 상태에서 배터리를 채우느라 직선 끝 속도가 떨어지는 '슈퍼 클리핑'이 과도해진다는 시뮬레이션이 예선 에너지 한도 인하의 근거였다. 차마다 에너지 운용 상태가 다르면 속도차도 커진다.
📊 결과
| 순위 | 드라이버 | 팀 | 랩타임 | 격차 | 랩 수 | 주요 장면 |
|---|---|---|---|---|---|---|
| 1 | 조지 러셀 | 메르세데스 | 1:31.666 | — | 27 | 소프트로 세션 최속, 스푼에서 코스 이탈 |
| 2 | 키미 안토넬리 | 메르세데스 | 1:31.692 | +0.026 | 26 | 0.026초 차 메르세데스 1-2 완성 |
| 3 | 란도 노리스 | 맥라렌 | 1:31.798 | +0.132 | 20 | 맥라렌 선두권 근접, 스푼 코스 이탈 |
| 4 | 오스카 피아스트리 | 맥라렌 | 1:31.865 | +0.199 | 23 | 맥라렌 두 대 모두 선두 0.2초 이내 |
| 5 | 샤를 르클레르 | 페라리 | 1:31.955 | +0.289 | 25 | 신규 플로어·프론트 코너 투입, 스푼 이탈 |
| 6 | 루이스 해밀턴 | 페라리 | 1:32.040 | +0.374 | 23 | 130R 방해 조사 → 추가 조치 없음 |
| 7 | 막스 베르스타펜 | 레드불 레이싱 | 1:32.457 | +0.791 | 27 | 대형 업그레이드에도 선두와 0.7초 이상 |
| 8 | 리암 로손 | 레이싱 불스 | 1:32.529 | +0.863 | 27 | 사인스 감속 건의 상대, 스푼 코스 이탈 |
| 9 | 에스테반 오콘 | 하스 | 1:32.601 | +0.935 | 23 | — |
| 10 | 아르비드 린드블라드 | 레이싱 불스 | 1:32.665 | +0.999 | 29 | 세션 최다 29랩, 스푼 코스 이탈 |
| 11 | 가브리엘 보르톨레토 | 아우디 | 1:32.759 | +1.093 | 27 | — |
| 12 | 니코 휠켄베르그 | 아우디 | 1:32.798 | +1.132 | 26 | — |
| 13 | 아이작 아드자르 | 레드불 레이싱 | 1:32.803 | +1.137 | 27 | — |
| 14 | 올리버 베어만 | 하스 | 1:32.900 | +1.234 | 27 | — |
| 15 | 피에르 가슬리 | 알핀 | 1:32.978 | +1.312 | 25 | — |
| 16 | 프랑코 콜라핀토 | 알핀 | 1:33.361 | +1.695 | 24 | — |
| 17 | 카를로스 사인스 | 윌리엄스 | 1:33.383 | +1.717 | 26 | 턴10-11 급감속 조사 → 추가 조치 없음 |
| 18 | 알렉산더 알본 | 윌리엄스 | 1:33.697 | +2.031 | 22 | 데그너 2 벽 접촉, 시케인 접촉 후 스핀·윙 교체 |
| 19 | 세르히오 페레스 | 캐딜락 | 1:34.221 | +2.555 | 18 | 버추얼 미러 미작동, 알본과 접촉 |
| 20 | 발테리 보타스 | 캐딜락 | 1:34.490 | +2.824 | 24 | — |
| 21 | 랜스 스트롤 | 애스턴 마틴 | 1:35.294 | +3.628 | 22 | — |
| 22 | 잭 크로퍼드 | 애스턴 마틴 | 1:36.362 | +4.696 | 11 | 알론소 대신 출전, 혼다 신뢰성 우려로 11랩 |
상위 6대가 0.4초 안에 들어왔다는 사실이 이 세션의 성격을 요약한다. 메르세데스와 맥라렌, 페라리가 한 덩어리로 묶였고, 그보다 0.4초 더 벌어진 자리에 베르스타펜이 있었다. 랩 수도 태도를 보여준다. 대부분 22랩 이상을 돌며 새 노면과 C1을 확인했지만, 크로퍼드의 11랩과 페레스의 18랩은 그럴 여유가 없었던 쪽의 기록이다.
🎙️ 패독의 목소리
마지막 시케인 접촉에 대한 두 당사자의 설명은 엇갈리지 않았다. 둘 다 같은 것을 말했다. 서로를 보지 못했다는 것.
윌리엄스가 우리 옆에 있는지 전혀 몰랐다. 그가 나를 들이받았다.
— 세르히오 페레스 (캐딜락, 최종 시케인 접촉 직후)
그가 나를 봤는지 모르겠다.
— 알렉산더 알본 (윌리엄스, 최종 시케인 접촉 직후)
130R 건의 당사자인 베르스타펜은 이렇게 진술했다.
위험한 상황이라고 여기지 않았다.
— 막스 베르스타펜 (레드불, 해밀턴 방해 조사 관련 진술)
주말 개막 전 발표된 예선 에너지 회생 한도 인하를 두고는 체감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 다수였다.
그냥 작은 디테일이다. 아무것도 바꾸지 않는다.
— 조지 러셀 (메르세데스, 예선 에너지 한도 인하에 대해)
인하폭이 아니라 방향 자체를 문제 삼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건 우리를 더 느리게 만들 뿐이다. 같은 목적을 이룰 더 나은 방법이 있다고 생각한다.
— 올리버 베어만 (하스, 예선 에너지 한도 인하에 대해)
📰 후속 보도와 판정
세 건의 조사는 모두 추가 조치 없이 종결됐다. 알본-페레스는 버추얼 미러 고장과 클로징 스피드가 함께 고려됐고, 해밀턴 건은 그가 코너 전 대체로 우측에 있었으며 베르스타펜이 리프트 없이 추월했다는 점이, 사인스 건은 팀 무전이 결정적이었다.
규정 쪽 이슈는 세션 이전에 정해져 있었다. FIA는 성명에서 "에너지 디플로이먼트와 드라이버 퍼포먼스 사이의 의도된 균형이 유지되도록 하기 위해" 이번 주말 예선의 최대 허용 회생량을 9.0MJ에서 8.0MJ로 낮췄다고 밝혔다. 파워유닛 제조사 다섯 곳의 만장일치와 11개 팀·FIA·FOM 승인이 있었기에 짧은 예고로도 시행이 가능했다. 다만 예선 한정이며 결선 파라미터는 그대로다.
라인업에서는 알론소가 빠지고 애스턴 마틴 리저브 잭 크로퍼드가 루키 FP1 의무 출전 규정에 따라 투입됐다. 주행은 혼다 파워유닛 신뢰성 우려로 11랩에서 멈췄다.
🔮 FP2 전망
- 롱런이 진짜 시험대다. FP1은 그린 트랙과 시즌 첫 C1이 겹쳐 데이터 수집에 가까웠다. 노면에 고무가 얹히는 FP2에서 레이스 스틴트 페이스가 처음 드러난다.
- 맥라렌의 0.2초는 실체인가. 상하이에서 두 대 모두 레이스에 나서지 못했던 팀이 선두 0.2초 안에 두 대를 세웠다. 이 위치가 유지되면 주말 구도가 달라진다.
- 레드불 업그레이드의 두 번째 채점. 신규 인렛·플로어·엔진 커버를 얹고도 +0.791로 출발했다. 셋업으로 격차를 좁힐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FP2는 **3월 27일 금요일 15:00(KST)**에 시작한다. 첫 1시간이 남긴 질문은 순위표가 아니라, 서로를 보지 못하는 차들이 이 주말 어떤 대가를 치를 것인가였다.